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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2일 토요일, 5물. 안개 자욱. 수온 16도. 신진도 복영호  



저수온으로 인해 광어다운샷 시즌이 늦어졌다. 6월 중순이 지나 수온이 올라 광어다운샷이 제 자리를 찾으리라 생각하고 신진도 복영호를 예약했다고 친구가 같이 가자고 한다. 강원도 문어 출조를 하려다가 친구가 예약해 놓았으니 같이 가는 수밖에.

새벽 출항전, 갑자기 자욱한 안개가 몰려온다.  안개가 심하면 몰황의 경험이 많아 어째 불안하다. 5시 30분경 배를 타면서 일행들에게 첫 수 광어에 1만원 빵을 제의한다. 대신 그 광어는 바로 회를 뜨기로 한다. 모두들 OK. 배는 조심스럽게 나아간다. 지척을 분간할 수 없다.

30분을 나갔나. 안개 속에서 채비를 내린다. 몇 번 탐색 중 미약한 입질이 있어 릴링을 한다. 처음에는 놀래미인 줄 알았다. 그런데 다 올라와서 보니 중치보다 조금 작은 광어다. 그 크기의 입질로서는 매우 미약하다. 확 입질을 하는 것도 아니고 슬금슬금 물고 들어오는 것 같다. 이러면 광어다운샷은 험난한 길이다. 들어뽕 하려다가 선장에게 뜰채를 대달라고 한다. 5만원이 날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하간 배에서 올라온 첫 광어. 야호! 5만원 벌었다.



그리고는 두어 시간 입질 조차 없다. 횟감이 모자랄 것 같아 우럭 편대채비에 갯지렁이를 달아 잔챙이 놀래미와 우럭, 황해볼락(이 놈의 이름은 다양한데, 볼락이라는 사람, 깜팽이라는 사람, 쏨뱅이라는 사람 등등. 확인해보니 정식 명칭은 황해볼락이다. 크기에 비해 탐욕이 강하고 뼈가 억세다. 등지느러미에 쏘이면 한참 아프다. 이 놈도 우럭과 같이 난태생이다. 6월초에 옆 조사가 잡은 황해볼락을 물칸에 담아두었는데, 얼마 후 보라고 해서 봤더니 장구벌레보다 작은 조그만 수 백마리 새끼들이 오골오골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알이 아니라 새끼를 낳은 것이다. 남해나 동해에서 잡어로 취급되는 망상어처럼, 큰 새끼를 낳은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요즘 한창 문제시되는 진드기만한 크기쯤 되리라. 황해볼락은 다 자라도 20cm급인데, 우리나라 특산종이라고 한다. 남해에서 주로 잡히는 붉은 쏨뱅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확연히 다른 고기다. 황해볼락도 회뜨기가 귀찮아서 그렇지 회는 아주 맛있다. 먹을 것이 별로 없어 문제지만. 이 놈은 자기 체구만한 미꾸라지나 오징어미기를 물고 늘어지기도 한다. 특히 갯지렁이에 입질이 빠르다. 우체부라는 별명도 있다. 어디나 간다고, 어디에서나 잡힌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한마디로 낚시꾼 입장에서 보면 귀찮고 성가신 고기다.) 몇 마리를 잡아 회를 뜬다.



수확량은 작고 입은 많을 때는 더욱 정성스럽게 회를 뜬다. 한 점이라도 더 많이 나오게. 상추와 마늘 등을 풀어 그래도 푸짐한 회를 먹는다. 광어, 우럭, 놀래미, 황해볼락 모듬회다. 안주감을 마련했으니 낚시의 일차적인 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그리고 낚시. 배는 가의도로 나아간다. 안개 때문인지 멀리 못 나가고 거의 하루 종인 가의도 앞에서 흘림을 반복한다. 몰황일 때 루어낚시는 정말 재미없는 낚시가 된다. 참돔도 마찬가지다. 생미끼 낚시는 잔재주를 피워 작은 고기라도 낚아내지만, 루어는 살아있는 생명체를 확인하기가 힘들다. 정말 힘든 낚시가 되는 것이다. 오후에도 여전했다. 동료들이 두어 마리를 잡았지만 나는 입릴 한 번 못 받았다.

결과적으로 나는 첫 수 외는 꽝이었다. 동료 중 둘은 완전 꽝, 둘은 두 마리씩. 이날 배 전체(11명)에서 씨알 작은 광어 10여 수 나왔다. 완전 몰황인 것이다.



월요일 이 글을 올리기 직전 다른 배들의 조황을 확인해보니 조금 차이는 있지만 역시 몰황이다.

22일 오전 3시, 10시, 11시 어청도 동북쪽 20km 지점에서 진도 2.3에서 2.7의 지진이 세 차례 있었다 한다. 지진이 있으면 고기가 입을 다문다는 꾼들의 속설이 있다. 과연 맞는 말일까? 지진이 광어의 입을 닫게 했을까?

여하간 이날 몰황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이날 수온은 16도 정도였다. 몰황의 원인을 추측해보면, 1) 지진의 여파, 2)안개로 인한 상대적 저수온, 3)자원의 고갈(작년까지 너무 많이 잡아먹어서), 4)선장의 판단 착오, 5)꾼들의 기술 부족, 6) 아직 본격 시즌이 도래하지 않았음(저수온의 여파)   등등.



모를 일이다. 광어에게 물어보아야 할까?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http://cafe.naver.com/hagangmul  (까페 개설했습니다.)
Comment '5'
  • profile
    전동릴 2013.06.24 22:03
    강물님 카페개설 축하드립니다.
    낚시인들을위한 즐겁고 유익한 카페가 되시길 기원하구요^^
    이래 제가 지진에 관한 경험을 나름 정리해서 올린글이 있으니
    결정적 도움이 된다기 보다는 그냥 참고하시면 좋을듯 합니다.
    다시한번 카페개설 축하드립니다..

    링크글 ===>
    http://www.afishing.com/bbs/zboard.php?id=in_ship&page=2&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4045
  • ?
    오천항구낚시 2013.06.25 12:16
    지진의 여파에 따른 고기 활성도 차이는 상당한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저번주 토요일에 개인 조사님들을 모시고 대길산도로 우럭 출조를 하여 별의 별짓을 다해보고도 몰황으로 입항하고야 말았습니다.
    선장으로서 정말 민망한 순간이고 조사님들께 죄송해 아무말도 안나오는 참담한 순간인데....
    올해 이번 지진말고 얼마전에 지진 났을때도 희안하게 고기들이 입을닫고 입질을 안했던것이 생각나네요..
    그때도 얼마나 민망하고 죄송스러운 순간이었던지....
    이런날은 어초나 포인트위에 떠있는 어군을 장비로 찾아볼래야 찾아볼수 없고 납작 엎으려 포인트안에 박혀있거나 장비에 보여도 입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올해 다른해 보다도 유난히 해저 지진의 빈도수가 잦은것 같고 또 그런날은 물때 수온 모두 떠나 희안하게 우럭이 입을 닫는 현상을 보고 저 또한 유심히 관찰중입니다.
    안개로 인한 상대적 저수온도 영향이 있지만 이는 기압과도 어느정도 관련이 있기때문에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바늘단차로 어느정도 극복할수있는 문제인것 같구요.
    안개보다도 무서운건 전일 냉수대가 들어왔다던지 조류가 힘자랑을해 많은양의 뻘물이 유입되었다던지 혹은 갑자기 많은양의 청수가 들어오면 시야가 잘나와 입질을 잘할것 같지만 오히려 조과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이보다도 더욱 무서운건 자연의 힘이란걸 실감하게됩니다...
    간혹 선장도 사람인지라.. 경험과 포인트에 의존하다보면 판단 착오가 있을때도 있고, 또 그날그날 조사님들의 조력이 다르고 낚시 경험 유무에서 나오는 조과차도 분명히 존재합니다만..
    자연의 힘을 거스를 수 없는것은 분명한 사실인가 봅니다...
  • ?
    강물(하응백) 2013.06.25 13:09
    그렇군요. 역시 지진이 조황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이 나네요. 그렇다고 지진을 예측해서 출조를 안하는 방법도 없으니, 결국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네요.
  • ?
    태공양 2013.06.26 08:03
    강물님 지진이란게 조황에 미치는 영향은 몰꽝이라고 보시면 될듯해요 어느해인지는 기억이 가물거리는데
    가거초를 목포에서 1~4호가 출항했는데 별에별조건을 다해도 바다에는 생물채가 없는것 같았습니다

    1~4호에서 손바닦만한거 10마리정도 선장님이 전화를 여기저기 하시더니 지진으로 전국이 민물도 바다도 몰꽝이라는 설명이셨어요 사람보다 먼져 안답니다
  • ?
    강물(하응백) 2013.06.26 10:29
    그렇군요. 제가 몇 년 전에 일본 동경에 가서 몇일 있다 온적이 있는데 그기는 수시로 지진이 나서 흔들리더군요. 친구와 둘이서 안마를 받다가 흔들려서 깜작 놀라 지진이다! 그랬더니 일본 사람들은 옆으로 흔들리는 지진은 괜찮다고 태연하더라구요. 우리만 놀랐지요. 조금 있다가 TV 자막으로 진도 3인가 지진 속보가 나오더라구요. 자주 있는 일이라고 해요. 그렇다면 일본 낚시꾼들은 수시로 몰황일수밖에 없는데... 일본 고기들도 일본 사람들처럼 지진에 익숙할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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