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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2520 댓글 10
   미국 뉴햄프셔 주 호수 한가운데 떠 있는 작은 섬에 아담한 별장이 하나 있었습니다. 11살 난 소년이 별장의 선착장에서 아버지와 함께 낚시를 하는데 갑자기 낚시찌가 크게 움직였습니다. 낚싯대를 붙들고 한참 겨룬 끝에 소년은 조심스럽게 힘이 빠진 물고기를 들어 올렸습니다. 지금까지 잡은 물고기 중에서 가장 큰 농어였습니다. 소년과 아버지는 멋진 물고기를 바라보며 감탄했습니다. 달빛 아래 농어의 아가미가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성냥을 켜서 시계에 비춰 보았습니다. 밤 10시였습니다. 그 날은 농어잡기 대회가 시작되는 날이었고 대회 시작까지는 아직 2시간이 남아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물고기를 보더니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그 고기를 놓아줘야겠다."
"아빠! 이렇게 큰 고기는 다시 잡을 수 없을 거예요."
소년이 놀라 소리치며 아버지를 쳐다보았습니다. 호숫가 어디에도 다른 낚시꾼이나 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기에 소년은 애원하듯 다시 아버지를 쳐다보았지만, 아버지의 목소리는 단호했습니다.
그는 천천히 농어의 입에서 바늘을 빼고 놓아주었습니다.
농어는 힘차게 헤엄치며 물속으로 사라졌습니다.

   34년 전의 그 소년은 그 후 뉴욕으로 가서 성공한 건축가가 되었고 그는 아직도 그 별장으로 낚시를 하러 다닌답니다.
소년은 그 후 한 번도 그날 밤 대회에서 처음 잡았던 것만큼 큰 고기를 잡지 못했습니다만 윤리적인 문제에 직면할 때마다 그날 밤 놓아준 농어를 눈앞에 떠올리곤 했답니다.
'보는 사람이 없을 때도 옳은 일을 하는가? 제때 설계도를 제출하려고 눈속임을 하지는 않았는가? 내부 정부를 이용한 주식 거래를 거부했는가?'
만약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어렸을 때, 물고기를 놓아주는 그런 페어플레이 정신을 배웠다면 여러분도 모든 일에 그렇게 하실 것입니다.
진리를 배웠기 때문입니다.
옳은 결정은 기억 속에 오래도록 생생하게 남습니다.
윤리를 실천하는 것은 어렵지만, 그러한 기억은 앞으로의 삶에서 '옳은 일'을 하도록 안내하는 등대가 되어줍니다.

   소년과 아버지가 물고기를 잡은 시간을 속였다고 해도 아무도 그 사실을 몰랐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날 밤 소년과 아버지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가치에 충실해야 하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배반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면의 가르침을 따른 것입니다.
아버지의 선택이 그 아들을 평생 바른 길로 인도했습니다.
Comment '10'
  • profile
    민평기 2010.05.13 10:33
    알고는 있지만 실천이 잘 안 되는 일이 참 많습니다.
    잔잔한 여운을 통해서 간결하고 강렬한 메시지를 전해주는 글이네요.
    새롭게 마음 먹고 하루를 시작해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profile
    이어도(강인병) 2010.05.13 10:56
    페어플레이..
    사실 마음속으로는 다들 인정하면서도 막상 현실에 닥치면
    고민하고, 쉽게 잊어버리는게 우리네 모습니 아닌가 싶습니다..
    잔잔한 글속에 깊은 교훈이 담겨 있네요..가슴에 새기겠습니다..^.^;
  • ?
    감성킬러 2010.05.13 11:08
    세상을 살면서 참 잘 안되는 부분 같습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 때문인지....
    이기적이든, 이타적인 목적이 있든 원칙을 지켜나가는 소신이 꼭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여전히 갈대처럼 바람을 타고 있긴 하지만, 맑은샘님께서 주신 글로 '탈(脫)갈대'를 꿈꿔봅니다.
    좋은 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
    맑은샘 2010.05.13 11:44
    말은 쉽지만 실천은 참 어렵지요.^^
    새벽, 아무도 없는 시골 길. 빨간 불.
    갈까 말까? 망설이는데 뒷 차가 슬쩍 빠져나와 먼저 가버리면....
    감시 카메라도 없는데.... 아무도 안 보는데....
    민평기님, 안녕하셨어요?
    아무거나 올려도 된다기에 그냥 올려보았습니다.
    이어도님, 닉이 참 귀에 익은데 아직 못 뵈었네요.
    언제 인연이 닿을런지 기다려집니다.
    감성킬러님, 지난 번에 뵙게되어 반가웠습니다.
    이제 곧 시작되는 시즌에 더 자주 뵙기를....
  • ?
    순진이 2010.05.13 18:03
    선생님 안녕하세여.
    이제는 어부지리에서 인사드릴수 밖에 없네여..
    요즘같은 세태에 조그만 이익을 위해 눈가리구 아옹 할수도 있었겠지만...
    아버지의 선택이 그 아들을 평생 바른길로 인도 했음니다란 글귀를
    가슴에 새기며 살도록 노력 하겠음니다....
    선생님 빠른시일내에 뵙구 인사 여쭙겠음니다.....
  • ?
    맑은샘 2010.05.13 19:46
    ㅎㅎㅎ. 나 보러 오실때는 ㅇㅅㅇ 세 병 들고 오세요.
    나도 얼마 후 .......ㅋㅋㅋ
  • ?
    곤쟁이 2010.05.14 11:26
    안녕하시지요?......가까이 계신데 자주 연락 못드려 죄송합니다.
    메다급 부시리 한마리 걸어서 연락 드려야지....생각 했는데 욕심이 너무 컸는지 머나먼 거제도까지 헛걸음만 몇차례 하며 세월을 보냈습니다.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 잡힐날도 오겠죠.
    써주신 글은 저를두고 하시는 말씀 같네요.
    언제나 남 안볼때 적당히 넘어가는 버릇 고쳐 주시려고...........................
    ㅇㅅㅇ 세병은 언제나 준비 되어 있습니다. 불러만 주십시요.....
  • ?
    맑은샘 2010.05.14 11:35
    미터 급 부시리라....환상적이네요.
    나는 30센티미터 우럭을 제일 좋아하는데요. 그 크기가 야들야들한 맛이 그만인데
    더 큰 놈들은 꼭 늙은 할망구같아서..ㅋㅋㅋㅋ
    5월 마지막주에 또 한번 소집해야겠네요.
  • ?
    백경 2010.05.16 07:54
    나자신을 돌아보고 또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했는가 돌아보게 되는군요,,,
    나역시 세속에 살다보니 그런아버지가 되었는가,,?
    답은 글써요겠지요,,항상 이런마음에 닫는 글을보면 느끼지만 실천이,,,?
    맑은샘님 가끔 좋은글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맑은샘 2010.05.17 09:09
    백경님, 안녕하세요?
    낚시 싸이트에 이런 잔소리(?)들을 늘어 놓아 약간 송구스런 느낌도 없지 않은데...
    성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틈나는 대로 이런저런 이야기 올려볼까 합니다.
    계속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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