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 위해서 기계처럼 움직이는 날들을 뒤로 돌리고
즐거운 맘으로 하루를 바다와 함께 시 한수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낚시꾼의 도를 넘어선 고기 많이 잡기로 변질된 나의 모습을 보면서 씁씁한 맘 금할 길이 없습니다.
그러려면 차라리 노량진 수산시장에 나가 25만원어치 고기를 사면,
14시간씩 배타고 차를 타는 고생은 하지 않아도 되고, 조과 확실하고 좋으련만 ----.
생각도 해봅니다.
고기 잘 나온다는 이름난 낚싯배가 있어 처음으로 5월 20일 2물,
그리고 6월 19일 2물에 예약을 했습니다.
괴기 많이 잡을 요량으로 기대 왕창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선비 15만원이라는 표식을 보았습니다.
물이 흐려서 아주 멀리 나가는가보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월요일 2물에도 선비가 15만원이랍니다.
여기에서 저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3만원 더 주고 고기 많이 잡는 쪽을 택하다.
같이 가기로 한 사돈의 추가 선비를 내어 준다면 6만원, 그 정도야 뭐 할 수 있겠다.
생각하며 이틀을 고민 합니다.
아깝다. 아니다.
조사들에게 욕먹을 짓이다. 아니다 내 멋대로 산다.
머리가 많이 복잡해지면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합니다.
그때 의문이 생겼습니다, 내가 무엇을 잘못해서 이러한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나!
내가 왜 갈까? 말까? 하면서 고통을 받아야 하는가?
예약을 할 때에는 선비12만원으로 알고 예약했습니다. 서로의 약속입니다.
그런데 출조 날이 가까워질 때에 선비15만원으로 올리니 타든지 말든지 하시오!
한다면 이는 완전 깔보는 처사이며, 이것은 폭력입니다.
또한 그 배를 탄다면 어떨까.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힘 있는 폭력 자 밑에서 우러기 몇 마리 잡으려고 비굴하게 하루를 보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아이씨$!”
그동안 선사와 낚시꾼은 동등한 관계에서 공생을 하며 이웃의 친구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선사가 갑이 되고, 낚시꾼이 을이 되는 새로운 관계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능력 있어서 많이 올려 받는 것 무어라고 말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5월 달 예약 받을 당시 공지사항에 그런 내용을 발표했어야 합니다.
난데없이 몇칠 앞두고 올리겠다. 이것이 폭력이라는 말입니다.
해약을 하는 쪽을 택하다.
고민 끝에 해약하기로 마음 정하고, 5월 20일 2명 해약합니다.
해약이유는. 농사꾼인지라 인상된 선비가 부담이 됩니다.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예약 란에 6월 19일 2명 해약합니다. 했습니다.
해약을 하고나니 속이 시원합니다.
물 때 맞추어 원하는 선사를 예약은 할 수는 없지만.
마음이 편해지면서 잃었던 낚시꾼 친구들을 다시 찾으니 편안합니다.
사실 개우럭 소우럭 님의 글을 읽고서 하루 반나절동안 무지하게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토끼입니다.
고기 안 먹고 풀만 먹고 살렵니다.
내일 모래 선비 포함 13만원짜리 낚시 갑니다.
배타고 1시간 나가서 10시간 동안 낚시도 하며 회도 떠놓고 이슬이하고 악수하며,
바다하고 놀다 오겠습니다.
저는 어부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