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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째 만남이다. 처음 만날 때는 걸어서 대화동까지 갔다. 그땐 10분 남짓 걸렸나. 여름이 정점을 향해 가는 8월 중순, 태풍 '모라꼿'의 후풍도 삼복더위 앞에선 소용없었다. 차는 킨텍스 옆을 지나고 있다. 문득 생각난다. 고양시 킨텍스가 들어서기 전 그 자리엔 논밭이 있었고, 드문드문 비닐하우스가 있었으며... 타조 농장이 있었다.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 앞에 위치한 킴스정형외과
8시에 하루 일과를 마치는 자영업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만나기로 한 장소는 마음에 안 드는 곳이다. "근처 지나다니면서 저희 간판을 못 보셨어요?" 정말 본 적이 없다. 보통 아프기 전엔 병원 간판이 눈에 잘 안 들어오는 법.

왕초짜 타조의 첫 조행기//
"낚싯대는 빌리고, 낚시점에서 봉돌과 채비라는 것 사라고 하기에 샀고...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옆 사람이 몇 바퀴 감나 곁눈질하고... 우럭 잡으러 왔는데 바늘엔 노래미가 물려 있고..."

짝퉁초보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 정도로 리얼한 첫 조행기를 올린 타조님이다. 세 달이 지난 지금, 왕초짜 시리즈 조행기는 벌써 열 번째를 지나고 있다.

누구에게나 초보시절은 있었다. 지금은 웬만한 바다 환경에선 쌍걸이를 올릴 자신이 있으며, 수십 미터의 침선도 자유자재로 오르락내리락하는 고수. 3할대 타자 위치에 있는 분도 초보 시절은 있었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때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낚시인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한다. 평생 처음으로 다녀온 낚시 후에 조행기를 남긴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언제 낚시를 처음 접했지? 충남의 한적한 포구인 것은 기억나는데." 어느 계절이었는지 혹은 몇 년도였는지조차도 헷갈린다. 낚시인 열이면 열 모두 첫 출조 시에는 정신이 없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닉네임으로 새를 생각했다면 갈매기, 가마우지, 펠리칸 등의 귀여움을 고려하거나 바다수리, 부엉이, 참매 등 맹금류의 강인함을 생각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타조, '날지 못 하는 새, 이게 뭐야'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하. 190cm의 큰 키에 날씬한 체격, 누가 지었는지 타조 이상으로 어울리는 닉네임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집 한 귀퉁이에 있는 타조님의 작업장을 보는 순간. "이건 몇 달 전에 낚시에 입문한 신참 낚시인의 모습이 아니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각종 낚시용품 부재료와 소품으로 가득한 공방 수준의 작업장이다.

채비와 목줄에 사용할 라인은 롤 단위로 정리돼 있고, 각종 도래와 구슬 등의 양은 낚시점 수준. 우럭라바 명칭으로 상품이 나오기 전부터 이미 우럭라바를 만들어 쓰고 있었다고 한다. 굳이 생미끼가 필요없었다는 타조표 우럭라바는 시판된 상품보다도 더 완성도 높아 보인다.

언듯 보면 기묘하게 보이기까지 하는 신병기채비를 보는 순간 "누가 이 사람을 초보라 여기겠는가?" 하는 감탄이 입가에 맴돌았다.

엉킴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다관절채비 하나로 하루종일 낚시 한다는 얘기 뒤엔, 누가 뭐라 해도 봉돌 연결 도래를 보통보다 한 단계 더 작은 사이즈로 쓴다고 강변. 얘기를 듣다 보니 무림 절정의 고수와 대화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일터와 공방 수준의 작업장
낚시 정보 전용 컴퓨터와 어지럽게 놓여진 최신 작품(?)
초짜 타조 조행기를 이제 막 입문한 초보낚시인이나 입문 예정자 분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타조님의 기록은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사실은 더 나은 방향을 찾기 위해 자기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이다. 특유의 생생함과 자연스러움은 이 때문이다.

무슨 취미든 입문해서 푹 빠져 최단 기간 안에 최선의 결과를 얻으려 전념하는 스타일이 있는가 하면, 지내가며 서서히 익혀가는 스타일도 있다. 이 두가지 스타일은 각각 장단점이 있는데, 전자엔 빠른 목표 성취의 기쁨이 있다면 후자엔 주변을 둘러 볼 수 있는 여유가 있다.

다른 사람이 배우고 참조할 게 있다면 주로 전자의 스타일에서다. 열정적이고 감각적인 사고방식이 바탕에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흔히 테크닉이라고 말하는 낚시 전반에 필요한 팁(Tip)도 무언가 최선을 찾아가려는 쉼없는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후자라면 타조님은 전자다. 열정 그 자체를 보는 듯하다. 한편 부럽다. 훗날 타조님이 자신의 첫 조행기를 보며 향수에 젖기도 하고 추억에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이. 나는 이미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을 넘어왔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같은 환경이리라 생각된다.

타조님을 만난 가장 큰 이유는 이제 막 입문한 분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싶어서이다. 초보 분들은 고수들이 절대로 탐할 수 없는 '추억 노트'를 가질 수 있는 환경에 있다고. 그리고 이 '추억 노트'는 6짜 개우럭 기록 보다 훗날 더 값어치 있게 느껴질 수도 있을 거라고.

"우럭낚시채비 구성의 3대 요소라면 밑걸림 방지, 꼬임 방지, 자연스런 미끼 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 가지 기본을 바탕에 두고 채비 발전은 이뤄질 거라는 얘길 들었을 땐 머리끝이 쭈뼛 곤두섰다. '왕초짜' 떼어도 되는 정도가 아니라 '실전 고수'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가끔 밤 늦도록 낚시 자료 검색하고 채비와 미끼 구상한다고 한다. 눈치주기는커녕 이걸 도와주고 늘 동반출조를 하는 내조의 여왕이 있기에 더 탄력을 받는 것 같다. 타조님 조행 사진에 종종 같이 보이는 "노란정원"님.

두 분의 알콩달콩 맛조행이 푸른 바다 끝없는 수평선처럼 펼쳐지길 바란다. 얼마 안 된 초보 낚시인에겐 '타조 추억 노트 무작정 따라하기'를 권하고 싶어진다.

일산 대화동 킴스정형외과 낚시공방에서... -어부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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