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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항 등대, 계절 따라 돔포인트 생기는 곳(상) 홍원항은 참돔 선상낚시의 메카(중) 문어와 우럭을 병행하는 우럭낚싯배(하) | |
계절별로 찾아오는 바다의 귀한 손님을 만나는 즐거운 여행. 역시 난 초보자답게 채비준비를 부탁하듯 떠넘겨 놓고 운전을 자청했다.
2년 전의 문어사태(?)는 어부지리 뿐만 아니라 온오프 라인상의 절대 이슈였던 걸로 기억된다. 왜 그렇게 많은 문어가 갑자기 출몰했는지에 대한 원인 분석도 분분했었고, 대장 쿨러를 우습게 채웠다는 무용담까지…
조과에 대한 기대보다는 낚시 자체의 재미가 늘 내 관심 분야이다. 새벽의 여명이 미처 가시기도 전에 출항하면서 준비해 놓은 여러 사람의 채비를 훑어보니 참 감탄이 절로 나온다. 어떡해 해서든 문어에게 어필하려는 아이디어의 경연장 인 듯한 느낌.
주꾸미볼, 에기는 기본이고 메탈지그에 꼴뚜기 웜, 축광 웜, 반짝이, 색상이 화려한 비닐에다가 집어등, 전어, 갑오징어 등의 생미끼, 전통적인 어부의 채비까지… 제일 하단엔 숭어용 훌치기 바늘을 달고 주렁주렁, 치렁치렁… 마치 무당의 춤사위를 보는 듯 현란하다 못해 정신이 없기 까지 하다.
문어 채비의 정답은???? 결국… 없는 것 아닐까? ^^*
신기해서 더 재미있는 문어낚시(상) 생미끼를 써도 좋다. 100가지(?)가 넘을 문어채비(중) 평상시 맛보기 힘든 "선상 생문어데침'(하) | |
채비를 바닥에 안착시키고 5~7초간 문어가 채비에 올라타기를 기다려보고 살짝 무게감을 확인. 느낌이 없으면 다시 채비를 들고 배의 흐름을 쫓아 자리를 옮겨주고… 줄을 하염없이 풀어주면서 바닥을 질질 끌고 다니는 낚시는 금물이다.
배의 흐름을 따라 내 채비로 마치 모눈종이의 눈금을 채워나가 듯, 문어를 찾아 지역을 탐색하는 낚시를 구사해야 입질의 빈도를 높일 수 있다.
느낌이 왔다. 마치 바닥에 걸린 듯 꼼짝도 않는 걸 강한 챔질 후 강제로 뽑아드니 뭔가 딸려온다. 지체 없이 수동으로 릴을 감았다. 경질의 우럭대가 수면으로 박힐 듯 곤두박질 치고 그 중량감이 예사롭지 않다.
문어다. 많은 영화에서 외계생물의 모델로 자주 등장했던 민머리 아저씨의 등장. 2번 연속으로 랜딩에 성공하고 포인트 이동. 역시 쓸만한 씨알로 손맛을 보았다. 재작년 문어 호황의 현장에 있어보질 않아서 그 때완 비교할 수 없지만 낚시하기에 충분한 개체는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잡았으니 먹어야 함은 선상낚시의 큰 즐거움 중 하나. 팔팔 끓는 물에 3~5분만 삶아 포 뜨 듯 얇게 얇게… 썰어낸 문어의 씹는 맛이 일품이다.
묵직한 손맛과 착착 감기는 입맛, 그리고 잡은 문어는 지인들에게 선물하기에도 제 격이다.문어낚시의 매력을 표현하는데 부족한 감은 다소 있지만, 이런 장점들이 문어에 열광하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깊어가는 가을 바다에서 만났던 문어 낚시는 또 다른 이름의 행복이었다.
10월 5일 홍원항에서 감성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