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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조를 마치고 하루를 쉬고 나니 또 손맛이 궁금해진다.  지독한 중병... 무리한 강행군일 듯해서 애써 거절했던 농어 루어 출조 제안이 번뜩 생각나서 얼른 휴대폰으로 손이 갔다. “자리가 아직 남았나요?” O.K. 약속을 확인하고 그동안 무심코 보아 넘겼던 어부지리의 루어 코너를 다시 뒤진다. 장비는?, 루어는?, 낚시방법은?, 주의해야 할 점은?...  알아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어느 장르의 낚시든지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에티켓’ 같은데, 이상하게 나부터도 ‘고기를 잡는 방법’에만 관심이 쏠린다.  손맛의 유혹이 너무 큰 걸까? 식구들과의 여름휴가 때 꺽지를 잡기 위해 루어대를 휘둘러 본 경험 외엔 전혀 문외한인 루어낚시. 이 분야의 선배가 옆에 있다는 건 또 얼마나 큰 행운인지... 장비 일체를 빌려 쓰기로 하고 무작정 따라 붙기로 마음먹었다.

충남 태안의 한적한 포구.  만조 시간에 맞춰 서둘러 출항했다. 배의 한 쪽에만 서서 하는 낚시.  개인적인 사정으로 결원이 생겨 선장님 포함 4명의 단출한 출조다. 9ft(2.7m)의 농어루어 전용대, KIX 3,000번 스피닝릴에 합사3호 원줄을 기본 장비로, 물속에서 요란한 소리를 내는 흰색 계열의 바이브레이션을 달았다.  아직 새벽의 여명이 미처 가시기 전이라 밝은 색이 유리할 것 같다는 선장님의 권유가 있었다.

오랜만에 잡아보는 스피닝릴의 느낌이 무척이나 반갑다. 드디어 첫 캐스팅.  한껏 폼을 잡고 힘차게 캐스팅.  슈~웅  퐁!!!  에구에구 루어가 날아가다 말고 물속으로 처박힌다.  긴 목줄을 사용하는 갯바위 낚시의 습관대로 대를 휘두른 결과다. 손목의 스냅과 대 끝의 탄성을 이용해서 캐스팅 하라는 선장님의 조언을 듣고, 열심히 선배가 하는 방법을 곁눈질 한다. 갯바위 부근의 간출여나 홈통 안쪽으로 최대한 채비를 붙여 넣어야 입질 확률이 높은 낚시이므로 원하는 지점에 채비를 입수시키는 캐스팅 능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얘기.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제법 비거리도 늘고 손에 익어가는 느낌이다. “고기다.”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수면에 고기가 뛰어 올랐나 보다.  또 한 번의 Rising. "에이, 고기는 고긴데 숭어네.“ ㅋㅋㅋ 대를 조립할 때 덜 꽂았는지 캐스팅 도중 분절대의 1번대가 빠지면서 루어를 하나 박살냈다. (아이고 아까워라.) 뒤쪽으로 물러 서서 채비를 다시 만드는데 선장님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앉으세요.”  

농어 루어 낚시에서 제일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캐스팅이 반복해서 연속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뒤에 서있던 사람이 바늘에 다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채비 교환을 할 때에는 반드시 캐스팅 하는 사람의 바로 뒤에 앉아 대를 눕혀 놓고 해야 위험하지 않다는 걸 잊어선 안되겠다. (무엇보다도 안전 우선.)

아직 시기가 일러서 일까?  베이트피쉬(먹이고기)의 활성도가 전혀 없는 것 같다는 선장님 말씀에 선상 타이라바 낚시로 전향 결정.  꼭 해보고 싶었던 낚시 장르의 하나였기에 쌍수를 들어 환영. 빠른 물살을 피해 섬 주위의 여밭에서 타이라바 낚시를 시작했다.  연속되는 밑걸림에 아까운 타이라바만 2개 수장시키고 나니 면목이 없어진다. (타이라바도 빌려 썼음. 후배의 강점 - 얼굴에 철판 깔고 선배에게 기대기. ㅎㅎㅎ)

얼른 지그헤드에 웜 채비로 바꿔서 다시 시도한다.  투득투득.  입질이다. 낭창한 루어대로 전해지는 손맛이 황홀하다.  올라온 것은 배가 빵빵하게 불러 있는 볼락. 물통 속에 넣으니 알을 쏟아낸다.  이런... 자세히 보니 꼬물꼬물 마치 올챙이처럼 꼼지락 거리며 유영하는 새끼볼락이 눈에 들어온다.  난태생.  얼른 새끼와 함께 방생하고 다음 입질을 기다린다.

연이은 입질.  기준체장 이하의 우럭인데, 지느러미 주위의 색깔이 너무 예쁘다. 코발트라 해야 할지, 블루라 해야 할지 파랗게 빛나는 꼬리 지느러미 끝 쪽의 색에 감탄이 절로 난다.  인간으로선 감히 표현하기 어려운 색감(色感).  참우럭이다. 참우럭 두 마리를 끝으로 회항 결정.

기대했던 농어의 입질을 만나진 못했지만 무척이나 매력적인 장르의 낚시란 느낌이었다. 가짜 미끼에 현혹된 농어의 당찬 입질과 바늘털이, 격렬한 저항 끝에 잡아 올렸을 때의 쾌감 같은 것들은 상상만으로도 흥미로웠다. 또 폭주할 것만 같은 즐거운 예감을 안고 농어 첫 출조를 마쳤다.

2009년 5월 25일  감성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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